이와테 주손지 완전정리 (금색당, 후지와라씨, 평천문화)

이와테 주손지는 평안시대 후지와라씨가 세운 황금의 정토로, 국보 금색당을 비롯해 3000여 점의 국보와 중요문화재가 보존된 일본 불교 문화의 보고입니다. 1124년에 완성된 금색당은 내외부가 모두 금박으로 장식된 극락정토의 구현체로, 100년간 오슈를 다스린 후지와라 4대의 미라가 안치되어 있어요. 201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에서는 헤이안 시대 귀족 문화의 절정과 평천 불교의 이상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모츠지 정원과 함께 평천 문화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주손지의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주손지 황금 불당 사진

 

황금으로 빚어낸 극락정토, 주손지의 탄생

이와테현 히라이즈미에 위치한 주손지는 850년에 자각대사 엔닌이 창건한 천태종 사찰로, 평안시대 후기 오슈 후지와라씨가 약 100년간(1089-1189) 세운 불교 이상향이에요. 특히 후지와라 기요히라가 1105년부터 본격적인 가람 건설을 시작해 아들 모토히라, 손자 히데히라로 이어지며 당시 교토를 능가하는 화려한 불교 문화를 꽃피웠어요.

후지와라씨가 주손지를 이토록 화려하게 꾸민 이유는 전쟁으로 희생된 모든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였어요. 전 9년의 역, 후 3년의 역 등 오랜 전쟁을 겪은 오슈 지역에서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전사자들의 명복을 빌며 평화로운 불교 이상향을 건설하고자 했어요. 이런 평화 사상은 당시로서는 매우 선진적인 것이었어요.

오슈 후지와라씨는 당시 일본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이었어요. 이와테의 풍부한 금광을 바탕으로 중국 송나라와 직접 무역을 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교토 궁정 문화를 능가하는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켰어요. 마르코 폴로가 '황금의 나라 지팡구'라고 소개한 일본의 이미지도 실제로는 이 지역의 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어요.

국보 금색당, 천년을 견딘 황금의 기적

주손지의 가장 큰 보물은 국보 금색당(곤지키도)이에요. 1124년에 완성된 이 건물은 내외부가 모두 금박으로 장식된 극락정토의 구현체로, 일본 불교 건축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가로 5.5미터, 세로 5.1미터의 작은 건물이지만 그 예술적 가치는 정말 대단해요.

금색당의 가장 놀라운 점은 900년이 지난 지금도 황금빛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에요. 당시 최고의 기술로 금박을 입힌 결과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것으로, 일본 전통 공예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예요. 햇빛이 들어오면 내부 전체가 황금빛으로 빛나며 정말 극락정토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금색당 내부에는 후지와라 4대의 미라가 안치되어 있어요. 초대 기요히라, 2대 모토히라, 3대 히데히라의 미라와 4대 야스히라의 수급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로 학술적 가치도 매우 높아요. 이들은 생전에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금색당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고자 했어요.

금색당 주변에는 현재 콘크리트 덮개각이 씌워져 있어요. 1968년에 건설된 이 보호각은 금색당을 풍우와 직사광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내부는 항온항습으로 관리되어 귀중한 문화재가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어요.

사라진 영광과 현재 남은 유적들

전성기 주손지에는 40여 개의 당과 300여 개의 승방이 있었다고 전해져요. 대장수인, 이승원, 무량광원 등 거대한 가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각각이 금색당 못지않게 화려했다고 해요. 하지만 1189년 미나모토 요리토모의 오슈 정벌로 후지와라씨가 멸망하면서 대부분의 건물들이 파괴되거나 소실되었어요.

현재 남아있는 주요 건물로는 혼당(본당)이 있어요. 1909년에 재건된 이 건물에는 본존인 석가여래좌상과 다보여래좌상이 모셔져 있어요. 규모는 과거에 비해 작아졌지만 여전히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주손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요.

상류원 유적에서는 과거 대장수인이 있던 자리를 확인할 수 있어요. 기단과 초석들이 남아있어 당시 건물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고, 발굴 조사를 통해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어요. 특히 금박이 입혀진 기와나 청동 장식품들은 당시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예요.

산코조는 에도시대에 건립된 보물전으로, 주손지에서 출토된 3000여 점의 국보와 중요문화재가 전시되어 있어요. 불상, 경전, 공예품, 무기류 등 다양한 유물을 통해 헤이안 시대 귀족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어요.

2011년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미

주손지는 2011년 '히라이즈미의 불교 정토를 나타내는 건축과 정원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어요. 이는 단순히 건축물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불교의 정토 사상을 완벽하게 구현한 문화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에요.

세계유산에는 주손지와 함께 모츠지, 간지자이오인 유적, 무량광원 유적, 금계산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들은 모두 후지와라씨가 조성한 불교 이상향의 구성 요소들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토를 형성하고 있어요.

특히 모츠지의 정원은 헤이안 시대 정원 양식을 가장 완벽하게 보존한 곳으로, 정토 정원의 전형을 보여줘요. 대천지를 중심으로 한 회유식 정원은 극락정토의 연못을 표현한 것으로, 주손지와 함께 히라이즈미 불교 문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어요.

주손지는 일본 불교 문화의 최고봉이자 평화를 향한 인류의 염원이 담긴 특별한 곳이에요. 황금으로 빚어낸 극락정토에서 헤이안 시대 귀족 문화의 절정을 경험하고, 전쟁의 참혹함을 극복하려는 후지와라씨의 평화 사상을 느낄 수 있어요. 금색당의 찬란한 황금빛 속에서 천년을 이어온 일본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세요.